- 수인 AU
- 토끼테이 x 늑대티엔
- 진단메이커에서 소재를 받았습니다. [존잘님이 쓰실 테이티엔 의 첫 문장은 <웅크려 앉아 손톱을 깎았다.>로 시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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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은 웅크려 앉아 손톱을 깎았다. 하태의는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또각또각. 경쾌한 소리에 맞춰 빳빳하게 서 있는 티엔의 검은 귀가 움찔, 움찔 움직였다. 소파 다리에 등을 댄 채 바닥에 앉은 티엔을 내려보는 하태의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
“무얼 하고 있습니까?”
티엔은 무심히 태의를 바라봤다. 부러 묻는 태도에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 그는 시선을 거둬 다시 제 손톱을 다듬는 일에 열중했다. 바닥에 엉성하게 펼쳐 놓은 휴지 위에 작게 조각난 검은 손톱이 떨어졌다. 제멋대로 튄 부스러기는 손끝으로 꾹꾹 눌러 모아 다시 휴지 위에 털어냈다. 주변이 깔끔해지자 티엔은 손톱 줄로 손끝을 꼼꼼하게 갈기 시작했다. 바투 자른 손톱 때문에 손가락 끝 살이 보일성 싶었다.
“그렇게까지 다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대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수인이 제아무리 사회화되었다고 해도 본능을 제어 하는 일은 큰 스트레스를 주고는 했다. 예를 들면 맹수과의 수인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이 야생의 흔적 - 그러니까 날카로운 손톱을 자르는 일이 그러했고, 피식자들에게는 그 날카로운 손톱이 몸에 닿는 일이 그러했다. 그런 점에서 하태의는 자유로웠다. 쉽고 편하게 얻은 자유는 아니었다. 오랜시간 고된 체탐인 훈련을 통해 그는 수인으로서의 본능을 대부분 지워내는데 성공했다. 태의는 몸을 기울여 제 연인의 어깨를 짚었다.
“티엔.”
“네가 내게 나는 혈성을 참는 것과 같은 것일 뿐이다.”
우직한 어깨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다른 손을 다듬고 있었다. 하지만 한쪽 귀는 새침하게 태의쪽으로 쏠렸다 다시 손톱으로 향했다. 그 짧은 관심에 태의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스며들었다.
“그러니까 훈련받았으니 괜찮대도.”
태의는 티엔의 손을 잡아끌어 그 끝에 촉 하는 키스를 남겼다. 손톱은 잘라내도 계속 자란다. 그는 계속 그것을 잘라냄으로써 애정을 증명할 것이다. 하태의는 그 사실이 진실로 기꺼웠다.
여담인데 손톱이란 너무 재밌는 소재다.
반려동물에게 발톱은 무기인데 그걸 깎게 해주는 행위가 엄청난 신뢰와 애정의 증명이라는 생각에 가슴 따땃해진적이 있는데 그 연장선에서 쓴 글.
생각해보면 자연상태의 손톱은 마모되는것인데, 일부러 깎는 일은 기계 혹은 문명화 되었음의 증명이기도 하며 동시에 '깎지 않고 기름'이라는 점은 노동에서 자유로운 어떤 특권을 시사하는 점이 너무 재밌다.
그저 손끝의 딱딱한 단백질 덩어리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문명이 의미를 만든다는게 아무튼 이렇고 저렇고..